4 장

내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식탁 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더 이상 할 말도 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때였다.

강모연이 벌떡 일어났다.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목소리가 높아졌다.

“넌 미성년자잖아!”

“몇 년만 버티면 나오면 되잖아!”

그 말에 순간 웃음이 나올 뻔했다.

사람을 죽여 놓고 지금 저게 할 말인가.

강모연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외쳤다.

“난 죽는다고!”

“넌 고작 자유를 몇 년 잃는 거지만 난 인생이 끝난다고!”

마치 내가 도와주지 않는 게 죄라도 되는 것처럼.

새아빠도 입을 열었다.

“예나야.”

“가족끼리는 서로 돕는 거 아니겠니.”

가족.

그 단어가 나오자마자 엄마는 망설임 없이 새아빠 편에 섰다.

나는 가만히 엄마를 바라봤다.

열 달 동안 나를 품고.

나를 낳아 준 사람.

사실 엄마는 예전에 나를 정말 사랑했다.

내가 뱃속에 있을 때도 그랬다.

유산 위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도 포기하지 않았다.

수없이 주사를 맞으며 버텼다.

일곱 달쯤 됐을 때는 의사들까지 걱정했다.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주변 사람들은 포기하라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끝까지 나를 지켰다.

그리고 내가 태어났다.

엄마는 늘 자랑했다.

“우리 예나는 복덩이야.”

“엄마 아빠가 평생 사랑할 거야.”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그래서 인정하기 어려웠다.

엄마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실은 알고 있었다.

모른 척했을 뿐.

그 순간.

엄마도 내 마음을 눈치챈 것 같았다.

잠깐 흔들리는 눈빛이 보였다.

하지만 정말 잠깐이었다.

강모연이 엄마 팔에 매달리자.

그 흔들림도 사라졌다.

나를 향한 마지막 미안함까지.

전부.

나는 끝까지 고개를 저었다.

“싫어.”

“절대 안 해.”

엄마는 화를 냈다.

그리고 나를 베란다에 가둬 버렸다.

반성하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나도 알고 있었다.

반성이 아니라 협박이었다.

끝까지 마음을 꺾어 보겠다는.

이상하게도 울음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해졌다.

베란다 난간에 기대 하늘을 올려다봤다.

희미한 별 몇 개가 보였다.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아빠가 정말 하늘에서 나를 보고 있다면.

분명 마음 아파할 테니까.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엄마를 원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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